흥국생명은 2017년 11월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조기상환) 행사기한이 다가왔지만 22년 11월 1일,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연장을 선언하였다. 신종자본증권은 이자율이 계속 올라가고 만기가 매우 길기 때문에 5년째에 갚는 것이 금융시장의 불문율이었는데, 이를 행사하지 않은 것은 2009년 세계금융위기 당시 우리은행 이후 두 번째로 초유의 금융 위기상황이었으며, 심지어 당시 우리은행 역시 시장의 압박을 못이겨 상환한 바 있었다.
흥국생명 채권사태의 심각성은 국제 금융시장의 외화채권이라는 점과 규모가 5,571억원으로 레고랜드 사태 2,050억원의 두배가 넘는다는데 그 파장이 더욱 확산되었다.
해외 금융시장에는 '5년차 만기시점에 콜옵션을 행사해서 빚을 갚는다'는 것이 채권자의 불문율이 깨짐으로서 흥국생명 채권사태로 투매가 이어져 채권가격이 폭락하는 결과를 낳았다. 당장 세계 금융시장에서 한국물이 폭락했고 한국 채권들이 20~30%까지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동종업계 동일유형 채권 발행에 있어 신인도 추락에 따라 한화생명 등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금융사들이 줄줄이 유탄을 얻어맞았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흥국생명의 콜옵션 미이행이 알려진 11월 2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흥국생명 조기상환권 미행사에 따른 영향과 조기상환을 위한 자금 상황 및 해외채권 차환 발행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위는 물론 기재부와 금감원은 흥국생명 조기상환권 행사 계획을 인지, 지속적으로 소통해왔다"며 "채권 발행 당사자간 약정대로 조건을 협의하고 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금융위의 입장은 흥국생명과 관련해 계약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 등 경영 상황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는데에서 드러나는데 금융경색이 가시화된 상황에 흥국생명의 무리한 상환이 오히려 금융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금융위는 "흥국생명의 수익성 등 경영실적은 양호하면 보험금 지급 등에도 문제가 없다"며 "흥국생명 자체의 채무불이행은 문제 되지 않는 상황이며 기관 투자자들과 소통 중"이라고 밝혔는데 결국 이러한 안일한 입장이 추후 파장을 일으켰다.
외신인 로이터 통신은 11월 2일자, "S.Korean insurer Heungkuk delays redemption of dollar bond, adds to credit strain worries"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흥국생명 채권사태의 파장을 우려했다.
흥국생명 채권사태가 알려진 11월 1일 이후 다음날 조간부터 즉각적으로 언론의 보도가 지면을 뒤덮기 시작했다. 흥국생명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 미실시…"평판리스크 키우는 요인"-NH투자증권 (머니투데이),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에 시장 우려…해외발행 위축될까" (한국경제신문),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에 시장 우려…해외발행 위축 전망" (연합뉴스),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에 보험업계 자금조달도 '불똥' (연합뉴스) 등 흥국생명 파동이 경제 전반에 미칠 여파를 우려하는 기사가 쏟아졌다.
결국 11월 6일자,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외화채권시장에서 흥국생명의 액면가 100달러 신종자본증권 거래 가격은 지난 4일 72.2달러로 급락했다. 흥국생명이 콜옵션 포기 의사를 공시하기 하루 전인 10월 31일 99.7달러에 거래됐던 것에 대비해 가격이 30% 가까이 폭락했다. 흥국생명 채권사태 여파로 다른 보험사와 은행의 신종자본증권 가격도 동반 하락했다. 2025년 9월 콜옵션 만기인 동양생명 신종자본증권은 같은 기간 83.4달러에서 52.4달러로, 2024년 10월 만기인 우리은행 신종자본증권은 87.5달러에서 77.8달러로 폭락했으며, 내년 8월 만기인 신한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도 96.6달러에서 91.5달러로 하락했다.
아울러 경향신문이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 ‘외화관리’ 급급한 외환당국이 용인해줬기 때문?"라는 보도에 기재부가 긴급 대응에 나서는 등 정부 당국의 안일한 대응을 질타하는 보도가 이어졌다. 레고랜드 사태의 여파로 흥국생명 채권 불이행 사태가 불거졌다는 비판이 불거진 것은 물론이다.
결국 이렇게 파장이 경제 전반의 자금 경색으로 흐르고 금융당국에 대한 비판론이 거세지자 사태 일주일만인 11월 8일, 흥국생명도 마찬가지로 만기일인 11월 9일에 옵션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흥국생명은 4,000억원 규모의 환매조건부채권(RP) 발행을 통해 조기상환을 진행할 계획이며, 시중은행이 이 RP를 매입하고 잔액은 태광그룹 차원의 지원을 통해 조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은행까지 나선 이러한 수습 계획으로 볼 때 정부 금융당국이 주도해 흥국생명발 경제 혼란을 수습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11월 9일에는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은행장 간담회가 긴급하게 열려 제2금융권의 신용 유지에 최대한 협조하고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에도 나서 시장 안정에 힘을 쏟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흥국생명은 기존에 입장을 재번복하여 콜옵션을 이행하였다. 흥국생명은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이행(9월)-불이행(11월 1일)-이행(11월 8일)으로 입장을 재차 번복한 셈이다.
사태의 여파는 상환 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번복 사태 이후 생명보험사의 신용도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게 신용평가사들의 전망이다"(한국경제신문)와 같은 보도가 이어지면서 흥국생명 쇼크의 후폭풍은 계속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