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정씨 사건, 교제 폭력의 현실과 제도 개선 요구

거제 교제 살인 사건

 

전 여자친구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지난달 20일 오후 열렸습니다. 이 사건의 피해자인 효정씨의 어머니는 "교제 폭력 가해자들이 제대로 처벌받게 해달라"며 국민동의 청원 사이트에 청원을 올렸습니다. 청원에는 18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4만 4000여 명이 동의했습니다. 청원이 접수되기 위해서는 5만 명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효정씨의 어머니는 14일 청원 글에서 "20대 건장한 가해자는 술을 먹고 딸의 방으로 뛰어와 동의도 없이 문을 열고, 무방비 상태로 자고 있던 딸을 잔혹하게 폭행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딸이 응급실에 간 사이, 가해자는 딸 집에서 태평하게 잠을 잤다"고 덧붙였습니다. 심지어 가해자는 딸이 사망한 후에도 전혀 반성하지 않았으며,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고 다니며 "여자친구와 헤어졌다. 더 좋은 대학 가서 더 좋은 여자친구를 만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효정씨의 어머니는 경찰의 미흡한 대응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녀는 "효정이는 경찰에 11회나 신고했지만 어떤 보호도 받지 못했다"며 거제 경찰의 책임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교제 폭력에 대한 수사매뉴얼 개선을 요청했습니다. 또한 "경찰은 번번이 쌍방폭행으로 처리해 가해자를 풀어줬고, 가해자는 더 의기양양해져 제 딸에게 '너 죽어도 내 잘못 아니래'라고 말했다"며 경찰의 무책임한 태도를 지적했습니다.

 

전 여자친구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지난달 20일 오후 피해자 유가족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가해자가 구속될 때 경찰이 "가해자 인생도 생각해달라"고 말한 것에 대해 효정씨의 어머니는 "억장이 무너졌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가해자가 형을 살고 나와도 20대"라며 가족·연인 간 폭행 또는 상해치사죄에 대한 양형 가중을 요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해자가 합당한 벌을 받아 선례를 남길 수 있도록, 제2의 효정이가 생기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가해자인 20대 남성 B씨는 지난 4월 1일 헤어진 효정씨가 여러 차례 전화를 받지 않자 무단으로 집에 침입해 잠자던 효정씨를 폭행했습니다. 이로 인해 효정씨는 전치 6주의 상해를 입고 끝내 숨졌습니다. B씨는 범행 직후 긴급체포 되었지만, 약 8시간 후에 풀려났습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효정씨 사망 원인을 '패혈증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밝히면서 B씨는 구속을 피했습니다.

 

국과수의 정밀 부검 결과, 효정씨는 머리 손상에 의한 합병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이로 인해 B씨는 결국 상해치사 및 스토킹처벌법 위반, 주거침입 혐의로 구속기소 되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교제 폭력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피해자의 유가족이 올린 청원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으며, 교제 폭력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며, 피해자 보호를 위한 강력한 조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