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동 삼일절 일장기 게양 사건: 누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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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동 삼일절 일장기 게양 사건: 누가? 왜?


2023. 3. 3.

 

2023년 3월 1일, 오전 한솔동 첫마을3단지 아파트 베란다에 일장기가 내걸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주민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같은 단지에 사는 한 주민은 태극기를 게양하려는데 아들이 창 밖을 보더니 일장기가 걸린 집이 있다고 말해 장난인 줄 알았는데 보니까 진짜로 걸려 있어서 놀랐다고 한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두 차례 찾아갔지만 인기척이 없었다”며 “세대원을 만나는 대로 일장기 게양 철회를 요구하고 사정을 들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해당 가구는 문 앞에 고린도후서 13장 13절을 일본어로 적은 문패를 내걸었다. 신 공동역 번역본을 사용한 듯 하지만 일본어에는 없는 띄어쓰기가 들어가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고린도후서(コリント後書) 형태의 표현을 쓰는 건 한국 개신교뿐으로, 정작 일본에선 コリントの信徒への手紙二(코린토 신도에게 보내는 편지 2)란 표현을 쓴다.

주민들이 발코니 밑으로 몰려와 고성으로 항의하자 거주자들이 오후 4시쯤 아파트 1층으로 내려왔다. 부부로 추정되는 30대 커플은 주민들에게 "한국이 싫어서 그랬다", "너 대깨문이지?", "조센징", "우리가 돈 더 잘 벌고 재산세도 많이 낸다, 우리 세금으로 너희가 먹고산다" 등의 망언을 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해당 세대주 부부는 자신들이 '한국 태생의 일본 국적인'이라고 주장했으나 이것이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입주민 카드에는 한국인으로 적혀있었다.

이에 경찰과 시청 공무원, 아파트 입주자 대표 등이 세대주를 만나 일장기를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문제의 남녀는 경찰은 물론 주민들과 대치하며 완강히 버텼으나, 수차례 설득과 항의 끝에 반나절이 지나 결국 주민 스스로 일장기를 내렸다.



한편 JTBC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집주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이 협력관계에 있는 국가라는 점을 밝혔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옹호의 입장을 표시하는 표식으로 좀 봐주셨으면 좋겠고요"라고 주장했다.






반응

세대주는 연합뉴스 기자에게 "나는 일본인인데, 한국이 너무 싫다"며 일장기 게양 배경을 밝혔다. 여러 정황상 진짜 일본인은 아니고 스스로를 명예 일본인으로 착각하고 있는 듯 하다. 실제로는 한국인이 맞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 정신이상자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세종특별자치시청 관계자는 "입주민 카드에는 한국인으로 적혀 있는데, 왜 일본인이라고 했는지, 무슨 의도로 일장기를 내걸었는지 모르겠다"며 "세종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개인 주거 공간에 사유지에서 하였던 고유한 일인데 너무 일을 크게 만드는 것 같다'는 반응이 있고 실제 집주인 당사자도 내 집에서 행한 일이데 왜 큰 문제를 만드느냐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어느 나라나 자국의 역사적 아픔을 건드리는 행위를 용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유지에서 행한 개인적인 일이라기엔 속칭 '어그로'를 끌려는 의도가 뻔히 보였고, 해당 세대주의 발언 역시 일반적인 한국인이라면 하지 않을 뻔뻔한 발언이었다. 일제는 역사적으로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군과 경찰을 총동원해 3.1 만세운동을 하던 조선 민중들에게 발포하고 대검을 휘둘러 학살하였던 사실이 있는 만큼, 역사성과 국민 정서가 우선이라는 반응이 압도적으로 많다.

게다가 삼일절의 역사성을 고려해도 개인 사유지에서 행했던 것치고는 너무 지나쳤고, 특히 국민 정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반응이 압도적으로 많다. 인터넷에서도 "미국에서 9.11 조기 게양할 때 알카에다 깃발을 게양해 봐라", "이스라엘에서 하켄크로이츠를 게양해 봐라" 등등 타 국가와 마찬가지로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설사 자신들이 일본인이라고 주장한 것이 사실이고 이들이 자국의 국기를 계양한 것이라 해도, 한국에서 거주하는 일본인이라면 한국인들에게 3·1절이 어떤 의미인지는 잘 알고 있을 텐데도 굳이 3·1절에 일장기를 계양하는 행위는 한국인들에게 국가적인 도발의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기에 평가가 좋을 수가 없다.

한편 어디서 일장기를 구했는지, 일본 여행을 갔을 때 들여온 것이 아니냐는 등 궁금하다는 반응도 있다. 실제로 이 집주인이 문제의 일장기를 일본 현지에서 마련해서 장만했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국내 만국기 제조업체 등에서 샀을 가능성이 크며, 일장기라는 키워드를 포털 쇼핑에 검색했을 때 수많은 상품들이 검색되고 있어 구입 자체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사실 국내에서 일장기를 구입하는 것 자체는 애초에 문제거리가 아니며, 욱일기가 아닌 일장기를 금기라고 보기도 어렵다. 굳이 설명하자면 본 사건은 일장기 구입 자체가 아닌 일장기를 게양한 목적이 역사적 사건과 이를 기념하는 국경일에 대한 조롱을 통해 국민 전반을 모욕하기 위한 것이기에 파문이 된 것이다.

일본에서도 해당 사건이 보도되었다. 해당 기사의 댓글의 반응은 법적 근거가 없는데 일장기를 내리라고 했다는 "한국이 미개하다", "일본에 걸린 태극기도 불쾌하다"는 극우들의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본 사건이 일어난 아파트 주민들에게도 크게 곤혹스러운 일이 되었는데, 지역 커뮤니티를 통해 사건이 퍼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언론에 전제되기 이전부터 이미 해당 사건이 일어난 아파트 명은 물론 몇 동, 몇 층인지까지 인터넷 전반에 퍼져나갔기 때문이다. 이것만으로도 주민들 입장에서는 망신이나 다름없었고, 여기에 더해 휴일에 각종 언론사와 이를 구경하러 온 타 지역 주민들에게 시달려야 했고 집값이 떨어지는 악재에도 시달려야 했다. 본인들의 돌발적 행동으로 지역 전체에 민폐를 끼친 일임에도 뻔뻔한 태도를 보인 이들의 모습에 일본인이라 자칭했는데도 메이와쿠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어보이는 것부터 글러먹었다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3월 2일, 같은 동의 한 주민이 한 달 동안 태극기를 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