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 11.
오미자(五味子)는 산골짜기 암반지대에서 서식하는 덩굴성 식물인 오미자나무에서 열리는 과일이다. 달고 쓰고(떫고) 시고 맵고 짠 다섯 가지의 맛이 난다고 해서 오미자라고 불리운다. 열매는 6~7월에 열리며, 이 열매로 주로 차나 술을 담가 먹으며 화채로 만들어먹거나 과자나 절편 등에 얹기도 한다.
오미자의 효능에는 혈류 개선, 고혈압, 뇌졸중, 심혈관 질환 예방, 면역력 개선, 당뇨병 예방, 간기능 개선, 원기 회복, 호흡기 질환 개선 등이 있다. 그리고 오미자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항산화 성분이 피부 트러블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간혹 만병통치약 수준으로 과대포장되기도 하지만 과거엔 강장제, 이뇨제, 피부개선, 감기약 등으로 쓰였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정력이 좋아진다는 정체불명의 효능만 믿고 과량 복용했다가는 폭풍설사를 겪을 수도 있다. 강정제로 쓰이는 구기자와 헷갈려하는 사람들 때문인 듯하다.
단맛, 짠맛, 신맛, 쓴맛, 떫은맛을 한 과일 안에서 모두 맛볼 수 있는 특이한 과일이다. 오미자의 껍질은 달달한 동시에 짭짤하며, 과육은 신맛이 강하다. 씨앗은 약간 맵고 쓴맛(떫은맛)이 나는데, 이 씨앗의 맛을 표기하는 것에 약간 문제가 있다. 느낌 자체는 떫은맛에 가깝지만 쓴맛도 같이 나는 오묘한 맛이다. 그래서 오미자의 오미(五味)를 표현할 때는 주로 쓴맛으로 표기하며, 맛을 묘사할 때는 떫은맛으로 나타낸다. 그러나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오미자는 신맛이 강한데, 이는 탄탄한 표면을 가진 과일을 선호하는 소비심리와 관련이 있다. 오미자는 잘 익으면 쪼글쪼글해지거나 꼭지 부분이 물러 땅에 떨어지는 특성을 갖고 있고, 얼핏 보기에 신선도가 떨어져보이기 때문에 약간 덜 익었을 때 따서 유통시키는 것이다. 즉, 시중에 유통되는 오미자는 덜 익어서 시다. 잘 익어서 물렁물렁한 오미자는 산지에 직접 가야 겨우 구할 수 있다.산지에서 잘 익힌 오미자는 시판상품보다 단맛이 더 강하다.
제주도의 특산품으로 오미자 청이 판매되고 있다. 최초로 재배를 시작한 곳이며 육지산에 비해 색이 검붉은 색을 지니는 것이 특징이다. 제주도에서 주로 재배된 이유는 따뜻한 온도 등의 기후에 따른 점도 있으나 물빠짐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배수가 잘되는 토질에 있다. 제주도는 워낙 귤의 이미지가 강해 제주도 오미자는 반응이 미지근했으나 문경시에서 1993년부터 인공재배 시작 및 지속적인 연구로 현재는 전국 생산량의 45%이상을 차지하며 오미자를 대중화시키는데 성공했다. 지리적 표시제에 문경 오미자가 등록되어 있으며 브랜드 고급화의 일환으로 'redim'을 출시했다. 매년 9월/10월 경에 오미자축제를 개최하며 과거 석탄도시였던 문경의 부흥을 이끌고 있다. 청을 담글 때는 설탕과 50:50 비율로 배합하며 산지에서 구입한 잘 익은 오미자의 경우 70 : 30(설탕)의 비율이 가장 좋다. 발효가 잘 되면 체로 걸러내어 온탕 소독한 유리병에 담아 냉장보관한다. 이때, 술을 좋아 한다면 걸러낸 찌꺼기를 버리지 말고 소주를 적당량 부어 오미자주를 만들면 된다. 3개월쯤 익히면 원과를 이용한 오미자주에 못지 않고 시판되는 상품들은 쳐다보지도 않을 정도로 맛이 난다. 다만 모든 과실주가 그렇듯 3개월 숙성이 끝나면 잘 걸러주자.
오미자청을 발효할 때 가스가 생성되기 때문에 페트병 같은 용기에 밀폐시켜서 보관하면 나중에 폭발하기도 하니 주의. 인터넷에서 오미자+폭발을 키워드로 검색해 보면 사례가 굉장히 많다. 혹 오미자를 담근 페트병 같은 용기가 이미 위험한 상태에 있다면, 우선 뒷청소를 하기 좋고 널찍한 공간을 찾아서 병 입구를 사람과 다른 중요한 물체가 없는 방향을 향하게 하고 조심스럽게 열어야 한다. 아니면 처음부터 뚜껑을 덜 닫은 상태로 놓는 것도 좋다. 아니면 처음부터 발효용 용기를 사자. 의외로 가격은 비싸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