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터미널' 실화 실제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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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터미널' 실화 실제 주인공


2021. 6. 6.

이 작품은 1942년생 이란인 메르한 카리미 나세리가 샤를 드골 공항에서 겪었던 실화를 재구성한 작품이다. 나세리는 1973년 9월 유고슬라비아학을 공부하기 위해 영국으로 3년짜리 유학을 나왔다. 1977년 팔라비 왕조 반대 시위를 벌여 비밀경찰에게 고문 당하고 이란으로부터 추방당했다고 주장하며 동독,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에 망명 신청을 했으나 거부당했던 그는, UN에게 난민 지위을 얻어 영국에 정착하기로 결심했다. 나세리는 자신의 친모는 아버지와 불륜을 한 영국인 간호사였다는 사실을 뒤늗게 알고 친모를 찾고자 영국으로 가고 싶다고 주장했다. 2005년 <가디언>지의 보도에서 고문을 받고 추방당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하고 그의 가족들도 나세리의 출생의 비밀은 거짓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에서 영국행 비행기에 올랐으나 RER 기차역에서 여권과 서류가 든 가방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프랑스로 되돌려졌다. 오갈데 없던 그는 합법적으로 머무를 수 있는 파리 샤를 드 골 국제공항에 눌러앉아 1988년 8월 26일부터 2006년 7월까지 공항에서 생활했다.

1995년 벨기에 당국이 그가 사회복지사의 관리 아래 벨기에에 머무를 수 있도록 허가했지만, 그는 당초 계획이었던 영국행을 고수하며 벨기에 입국을 거부했다. 그 이외에도 아무런 증빙서류가 없었기에 벨기에로 돌아가고 싶어도 프랑스에서 출국 허가를 내주지 않는 상황.

1999년에는 프랑스 측이 난민용 여권을 교부하며 정식 이민자로 받아주었지만 공항 생활이 익숙한 나세리는 거절할 명분으로 난 귀족인 알프레드 헤르만 경이며 이란인이 아니라고 미친 척(망상증이 있다고 하지만 이걸로 고집부리거나 남을 괴롭히지 않았기에 연극이라는 말도 많다.)하며 스스로 거부했다. 나세리를 도와준 변호사가 문제의 증빙서류를 찾은 후에도 자신의 문서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공항에 계속 머물렀다.

나세리는 매일 아침 5시 첫 비행기가 도착하는 시간에 공항 화장실에서 머리를 감고 항상 몸가짐을 바르게 했다. 매우 당당하게 행동하고 구걸이라든지 행패를 부리지 않았으며 공항 측에 피해가 갈 일을 일절 하지 않았다. 덕분에 공항 직원들에게 호감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러니까 18년씩이나 살 수 있었겠지만... 주변을 반드시 청소하고 자신의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정돈했으며 직원들에게도 친절하게 대했기에 직원들은 나세리의 옷을 무상으로 세탁하거나 듣고 싶은 음악이나 방송을 보게 해준다든지, 소파나 의자를 제공하고 나세리와 매우 친하게 지냈다.

그는 주요 일과로 신문을 보았고, 경제학을 공부하거나 일기를 썼는데 이때 쓴 일기를 바탕으로 <The Terminal Man> 이라는 이름의 자서전을 2004년 영국, 독일, 폴란드, 일본, 중국 등에서 출간했다.

공항 사람들은 이전부터 나세리에게 알프레드라는 애칭으로 불렀고 나세리는 이 새로운 이름을 낯설어하지 않고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렇게 공항에서 살면서 책도 내서 알아보는 사람에게 사인도 하고 같이 사진도 찍었는데 이 영화가 실제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따온 영화이기 때문에 제작사인 드림웍스로부터 30만달러를 받았다고 한다. 그동안 번 돈을 저금도 했지만 공항 직원들에게 후하게 한턱 내기도 하며 꽤 기분파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가 몸에 이상이 생겨 2006년 7월 병원에 입원, 기나긴 공항 생활을 마감했다. 2007년부터는 한 프랑스 자선단체의 도움으로 파리에서 살고 있다.